처음 칼라벤자민을 집으로 들였던 날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손바닥만 한 작은 포트 화분에 심겨져 있었는데, 잎은 작고 가지도 연했습니다. 걱정보다는 기대감이 훨씬 컸습니다. 언제가 누군가의 블로그에서 무늬가 정말 예쁜 칼라벤자민이 토피어리 모양을 하고 있는 너무도 매력적인 일자형 수형을 보고 반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칼라벤자민과의 시간이 어느덧 2년이 훨씬 더 되었고, 그동안 식물의 모습도 변했고 아직까지는 성공적으로 자라고 있습니다. 풍성하진 않지만 그 노하우를 공유합니다.

1. 작은 화분에서 시작된 첫해, 환경 적응의 시간
칼라벤자민은 환경 변화에 민감하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분갈이도 이틀 후에 하고 포트에 있던 흙을 많이 털지 않고 그대로 분갈이를 했습니다. 새로운 곳에서 적응하면서 잎이 몇 장씩 떨어지기도 했고, 물을 준 뒤에도 한동안 잎이 축 처진 상태가 몇 번이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햇볕이 좋은 남향의 따뜻한 베란다에서 잘 적응해 갔습니다. 특히 칼라벤자민은 환경이 바뀌면 잎을 떨어뜨리는 특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화분 위치를 자주 바꾸기보다는 한 자리에 두고 안정적인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했습니다. 큰 어려움없이 작은 풀 같았던 아이는 따뜻한 봄을 지나 여름이 되면서 가지 끝에서 작은 새 잎이 올라오기 시작했는데 그 순간이 첫 번째 큰 변화를 느낀 시기였습니다.
2. 겨울을 베란다에서 보낸 가장 힘들었던 시기
2년 동안 키우면서 가장 신경이 많이 쓰였던 시기는 겨울이었습니다. 겨울철에 집 안으로 식물을 들이면 난방때문인지 봄이 다가오면 잘 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열대 식물인 벤자민을 과감하게 베란다에서 겨울을 나게 했습니다. 낮에는 햇빛이 들어와 괜찮아 보였지만, 밤에는 기온이 많이 떨어져 식물이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지만 그렇게 적응하고 살아 남아야 계속 키울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겨울엔 성장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기온이 낮았기 때문에 물도 거의 주지 않고 실외 기온이 5도 정도까지 올라가는 즘에만 물을 주었습니다. 겨울 동안엔 물을 2~3번 정도 주었습니다. 다행히 잎이 일부 떨어지긴 했지만 줄기가 마르거나 썩지는 않았고, 봄이 되자 다시 새 잎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느낀 것은 칼라벤자민이 생각보다 강한 식물이라는 점과, 겨울철에는 성장보다 생존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베란다라는 환경 속에서도 살아남아 준 식물을 보며 애착이 더 커졌습니다.

3. 2년이 지나고 달라진 수형과 존재감
2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처음의 자그마 했던 모습과는 다르게 길쭉한 식물로 성장했습니다. 가지 수가 늘었고, 잎도 더 많아지면서 화분 하나만으로도 공간의 분위기가 달라질 정도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책상 위에 올려두어도 공간이 남았던 화분이 이제는 바닥에 놓아야 할 만큼 커졌고, 가지치기를 하지 않으면 모양이 흐트러질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저는 길죽하게 위로일단 키우고 싶어 아래 가지들은 정리를 했습니다. 나무 같은 형태를 갖추게 하고 싶었습니다. 매일 눈에 띄는 변화가 없어 식물이 잘 자라고 있는지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사진을 비교해보니 1년 전과 지금의 모습이 확연히 달랐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식물의 성장은 느리지만 분명히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2년 동안 칼라벤자민을 키우면서 식물은 단순히 장식용이 아니라, 계절과 환경에 따라 변화하는데 그 변화를 느꼈을 땐 감격스럽기까지 합니다. 특히 겨울처럼 힘든 시기를 보내고 나니 단순히 예쁜 식물을 키운다는 느낌보다는 오랜 시간을 함께하고 싶은 동반자 같은 감정도 생겼습니다. 지금은 이 사진보다 더 자라 있는데, 물관리를 조금 게을리 하는 바람에 노란 잎을 몇 개 달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 식물이 얼마나 더 자라고 어떤 형태로 변해갈지 기대가 됩니다. 처음 작은 화분에서 시작했던 식물이 죽지 않고 살아서 모양새를 갖춰가는 걸 보고 있자니 흐뭇해 집니다.